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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6-04-09 18:08:49
[국제동향] 한국은 자신을 위해 미국과 자주적 관계로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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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작성: S. 네이선 파크, 워싱턴 D.C. 거주 변호사이자 퀸시 책임국가운영연구소의 비상주 연구원.

출처: 포린폴리시, 2026년 4월 2일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국대사만큼 한국에서 존경받는 미국 전문가는 드뭅니다. 레이니는 1947년 육군정보장교로 처음 한국에 갔고, 1959년에 감리교 선교사로 다시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의 세 딸 중 두 딸은 전쟁의 참혹한 상처에서 회복 중이던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에모리 대학교 총장으로 16년간 재직한 후,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로 근무하며 1994년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 명문대학 중 하나인 연세대학교는 레이니에게 석좌교수직을 부여하고 한미관계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제임스 레이니 강연 시리즈를 개설한 바 있습니다.

이런 맥락으로 98세의 전 대사가 지난 3월 5일 태평양세기연구소(제가 이사로 재직 중인 곳)에서 수여하는 2026년 브릿지 어워드를 수상하며 한미동맹의 현 상황에 대해 직설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은 결코 작은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보통 훈훈한 인사말로 가득찬 이런 행사에서, 레이니 전 대사의 사전 녹화된 연설은 냉철한 분석을 제시하여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미국은 한미 동맹이라는 다리를 일방적으로 도개교(선박 통과시 열리는 다리)로 만들어 버렸고, 통제권은 오직 미국 쪽에만 있습니다. 다리가 내려져 있더라도 관세라는 장벽을 설정하여 워싱턴이 통제하고 있으며, 이 모든 구조는 미국 대통령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해야 한다는 게 정말 마음 아프네요.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제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은 현명하고 신중하게 그렇게 할 것이지만, 한국의 이익은 더 이상 백악관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군사지휘권, 독립적인 핵 능력, 그리고 중국과 관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엄청난 정치적 수완과 탁월한 외교적 기교를 요구할 것입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은 오로지 자국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외 것은 순진한 사람들을 기망하기 위한 것입니다."

레이니는 많은 한국 전문가들이 생각했지만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것을 거침없이 입 밖으로 꺼냈습니다. 한미동맹이 파탄 직전에 있으며, 책임은 워싱턴에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로 인해 서울은 주한미군 주둔, 핵무장 대신 미국의 핵우산 활용, 그리고 미국의 대중국 억지력에 대한 참여 등 동맹의 근본적인 구성 요소를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죠.

레이니의 처방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의 진단은 반박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는 동맹의 가치를 전혀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가 한국 수출품에 부과한 25% 관세는 2007년 한미자유무역협정FTA는 물론, 2025년까지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한 양국간 협상에 대한 명백한 위반입니다. 후자의 협정은 한국이 미국 산업에 최대 3,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체결되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재정적 지원조차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025년 9월, 미국 이민 당국은 조지아 주에서 건설 중이던 현대 공장을 무자비하게 급습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대부분 유효한 취업 비자를 소지한 수백 명의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쇠사슬에 묶인 채 생방송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충격에 휩싸인 채 지켜봤습니다. 심지어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일간지이자 강경한 친미성향의 조선일보 조차 사설에서 이번 급습은 "동맹국 간에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미국이 말하는 '동맹'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의 무모한 서아시아 전쟁은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몰아넣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레이니는 트럼프가 이란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발언을 준비했지만, 그의 경고는 놀랍도록 선견지명이 있었습니다.

이란과 전쟁은 한국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한국의 원유 수입량 중 7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현재 이 해협은 봉쇄된 상태입니다. 한국의 석유부족 사태는 매우 심각하여 정부는 관용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있으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볼 수 없었던 극단적인 조치인 운전 제한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석유 부산물 역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원유 처리가 불가능해지면서 한국의 정유 시설들이 하나 둘씩 가동을 중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페인트와 비닐봉투를 비롯한 모든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가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부산물이자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헬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 덕분에 한국증시는 호황을 누려왔지만, 카타르로부터 헬륨 수입량을 최대 90%까지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가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무형적 비용은 더욱 감당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독립국가가 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 미국이 안보보장을 진정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란과 전쟁은 미국이 실전에서 군사력을 과시해야 할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이란의 미사일이 두바이의 화려한 고층 빌딩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한국은 아랍에미리트나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훨씬 강력한 자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는 한국의 M-SAM 천궁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미군의 한국 주둔으로 인해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잠재적인 갈등이 발생하고, 중국 미사일이 서울의 고층 건물들을 강타하는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가지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인들이 한심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란을 제압하지 못하자 트럼프는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를 중동으로 재배치하는 한편, 한국에는 페르시아만으로 해군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THAAD 재배치는 한국인들에게 특히 분개스러운 조치였습니다. 2017년,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THAAD를 자국에 배치하는 것을 강요당한 후,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보이콧과 무역 제재를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롯데의 예처럼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던 한국 대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당시 트럼프 1차 행정부였던 미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관했습니다.

미국이 이란 수준의 중견국 조차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데,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한미동맹 유지를 명분으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감수하며 사드 배치를 강행했는데, 미국이 일방적으로 사드를 다른 곳으로 철수시키면서 고통을 조롱거리로 만드는데 동맹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자신이 초래한 책임을 떠안으라고 마구잡이 요구하는 보증국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많은 한국인들에게 있어 논리적인 수순은 레이니가 조언하는 바와 같이, 현재 미국이 전시작전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는 한국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며(?),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거래적 관계로 격하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동맹이 약화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지만, 지금 상황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최대 지정학적 경쟁국인 현재 세계질서에서 한국은 미국의 가장 없어서는 안 될 동맹국일 것입니다. 한국 평택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는 미국 해외 최대규모의 군사기지이자 중국본토와 가장 가까운 기지입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원자력, 첨단 조선 등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의 모든 미래지향적 기술 산업분야에서 한국은 미국이 보유하지 못한 기술과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워싱턴은 오랫동안 서울이 동맹에서 이탈할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오만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한국을 동맹국으로 두지 않을 여유가 있는지 자문해 보았어야 했습니다.

한미 동맹의 파탄이 기정사실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직하지 못한 미래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경제제재와 세계 공급망을 교란하는 군사적 모험주의라는 현재의 행보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이러한 완전한 변화는 미국 정부 모든 구성요소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의회는 감독권을 행사해야 하며, 사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부과와 비민주적인 권력 남용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조치를 계속해야 합니다.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워싱턴의 한국 전문가 집단이 실패한 것입니다.

98세의 전직 대사가 트럼프가 동맹에 미치는 피해에 대해 용기있게 목소리를 내는 거의 유일한 인물인 반면, 주요 싱크탱크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를 막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레이니의 암울한 예측은 끔찍한 현실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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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 ) 다른글 보기 real59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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