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의 시대 속, 청년세대가 다시 묻는 한반도의 미래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 한반도와 통일은 더 이상 뜨거운 주제가 아닌 것이 되었다. 누군가는 청년들이 무관심하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냉소적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단순한 외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래 지쳐 있었는지도 모른다. 끝없는 경쟁과 불안정한 미래, 관계의 단절과 사회적 피로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한반도 문제는 어느 순간 삶과 동떨어진 거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릴 때 우리는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미래라고 배웠다. 같은 민족이고, 언젠가는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들으며 자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은 점점 복잡해졌다. 남북관계는 반복해서 경색과 완화를 오갔고, 사회 안에서도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갈라졌다. 그 과정 속에서 청년 세대는 점점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많은 이들이 한반도 문제를 ‘내 삶과는 먼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특히 오늘날 많은 청년들은 한반도와 남북관계 논의 속에서 스스로를 철저히 ‘관중’처럼 느낀다. 실제로 주요 남북 대화와 통일 담론의 공간을 들여다보면, 청년들은 늘 객석에 앉아 있거나 형식적인 참여 대상으로 소비될 뿐이다. 정작 발언대와 결정의 중심에는 여전히 기성세대가 자리하고 있으며, 청년 세대는 담론을 함께 설계하는 주체가 아니라 이미 정리된 방향을 전달받는 위치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혹은 청년들은 한반도의 미래를 이야기하라는 요구는 끊임없이 받지만, 정작 그 미래를 논의하는 중심 공간에는 제대로 초대받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이 스스로를 ‘매개물처럼 동원되는 대상’으로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청년 세대의 현실과 감각, 시대 경험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기존의 통일·한반도 담론은 오랜 시간 반복된 언어와 방식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새로운 질문과 관점이 들어설 공간은 점점 좁아졌고, 담론은 반복적으로 이념과 정치적 대립 속에서 소모되었다. 결국 청년들에게 한반도 문제는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미래의 의제가 아니라, 이미 정답이 정해진 이야기를 학습하고 따라가야 하는 영역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청년 세대의 관심과 거리감은 점점 커졌다. 그러나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청년 없는 청년 통일 담론’, ‘청년 없는 청년 한반도 논의’가 기성세대들 사이에서 혀를 차며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 세대의 통일 인식과 무관심을 걱정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왜 청년들이 한반도 담론을 자신의 이야기로 느끼지 못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고민은 충분하지 않다. 청년들의 반응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동시에 기존 담론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문제처럼 바라보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결국 청년들은 자신들의 삶과 언어가 배제된 자리에서, ‘청년 세대의 생각’을 대신 정의당하고 설명당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된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과거와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저성장과 고용 불안, 높은 주거 비용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많은 청년들은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간다. 미래는 점점 불확실해지고, 공동체보다는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더 익숙해졌다. 그렇기에 오늘날 청년들에게 통일은 더 이상 역사 교과서 속 당위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보다 먼저, “우리는 지금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절실해진 시대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관심 독려나 반복된 구호가 아니다. 한반도의 시대정신은 결국 각 세대가 살아가는 현실과 환경 위에서 새롭게 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에 있다. 시대가 바뀌면 삶의 방식도, 불안의 형태도, 미래를 바라보는 감각도 달라진다. 청년 세대의 경험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반도 담론은 결국 미래를 잃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세대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생존하고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것인가와 직결된 문제다.
그럼에도 현재 대한민국의 한반도 담론은 여전히 서로를 설득하기보다 이기기 위한 승부에 지나치게 몰두되어 있다. 상대 진영을 꺾고 우위를 점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정작 시대 변화 속에서 청년 세대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는 쉽게 후순위로 밀려난다. 그렇게 한반도 문제는 미래를 준비하는 논의라기보다, 반복되는 정치적 대립과 감정적 충돌 속에서 소모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어쩌면 한반도를 이전 세대보다 더 차갑고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무관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더 신중해졌고, 더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 결과일 수도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거대한 구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묻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 갈등과 단절 속에서도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는가. 그리고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 한반도의 미래는 결국 이러한 질문들 속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며, 모든 세대들이 화합해서 앞으로 주축이 될 청년세대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남북평화회의 청년위원장
한반도청년미래포럼 창립자
통일부 평화경제특구위원회 위원
박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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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호 기자 ( ) 다른글 보기 flyingssunny@naver.com#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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