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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6-04-13 14:37:20
[국제동향]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은 특이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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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FP=뉴스1

출처: 발다이 토론클럽. 2026년 4월 8일

작성자: 프로그램 디렉터 티모페이 보르다체프.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어떤 식으로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든, 상징성은 이미 명백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국가 중 하나이자 고대문명을 자랑하는 이란이 미국의 세계지배 계획에 중요한 장애물로 떠올랐습니다. 이는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역사학자들에게 있어 현재 중동 위기의 심오한 의미는 역사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있는 두 강국 간의 대립에 있음을 알려 줍니다. 이란은 기원전 53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집권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 이란은 통일된 정치 실체로서 존속해 왔는데 이러한 연속성은 인류역사에 있어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러시아, 주요 서유럽 강대국, 인도, 중국조차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러 번 분열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은 주요 국가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하며, 역사가 고작 25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역사로는 페르시아에 비해 10배나 짧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갈등은 고대와 근대,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문명과 역사적으로 매우 유리한 시기에 급속도 부상한 국가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전히 군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러한 비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이란을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역사상 민간인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입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미국의 힘에 한계가 있다는 환상을 깨뜨려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립의 장기적인 의미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이란이 재래식 무기로 미국을 이길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가 현재처럼 유지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현대 이란은 단순한 국가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문명적 연속성의 살아있는 구현체입니다. 2,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침략과 왕조의 격변을 견뎌내면서 독특한 정치문화와 강한 통일성을 보존해 왔습니다. 역사적 적대국들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이란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물론 이것이 이란을 무적의 존재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란은 군사적 적수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역사적 행위자로서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란의 의사 결정은 현대 국가 중 극소수만이 견줄 수 있을 만큼 깊이 있는 전략적 사고를 반영합니다.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란은 동맹국과 적국 모두에게 까다로운 상대가 되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은 근세 들어 역사를 변화시키는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성공은 본질적인 지속성보다는 예외적인 상황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20세기 미국의 급격한 성장은 여러 요인이 독특하게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첫째, 지난 시기는 전례 없는 사상의 충돌을 목격한 시기였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정치는 국가와 이해관계뿐 아니라 자유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 등 각기 보편적 타당성을 주장하는 경쟁적인 이념들에 의해 좌우되었습니다.

둘째, 수 세기 동안 세계정세를 지배해 온 서유럽은 내부 갈등으로 지쳐 있습니다. 강력한 국가였던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자국의 독립을 지키는데 주력했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은 독보적인 위치에 서서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었습니다.

결국 유럽제국들의 붕괴는 수많은 신생국가들을 탄생시켰고, 그 중 상당수는 취약한 상태입니다.. 미국은 강대국들을 직접적으로 제압할 능력은 부족했지만, 규모가 작고 약한 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미국은 일반적인 역사적 상황에서는 유지하기 어려웠을 세계적인 영향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결과는 역설적입니다. 문명적 깊이를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 유리한 시기와 환경 덕분에 패권을 장악하게 된 것이죠.. 한때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세계를 재편할 수 있는 독보적인 능력을 지녔다고 믿었습니다만. 이제 이번 전쟁으로 그 환상은 이제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심각한 내부 위기, 즉 지적 및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체제는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으며, 전략적 사고는 협소해지고, 일관성있는 장기 정책을 수립하는 능력은 더욱 제한적입니다. 이러한 약점은 최근 행정부들의 결정과 모순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한때 미국의 영향권 안에 확고히 자리잡고 있던 서유럽조차 저항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서양 동맹관계가 영원히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은 잘못된 것임이 드러나고 있죠.

이러한 맥락에서 이란과의 갈등은 더욱 광범위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전쟁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이 항상 알고 있었던 현실, 즉 어떤 단일 강대국도 세계 정세를 독점적으로 지배할 수 없다는 현실에 적응해야만 하는 더 큰 과정의 일부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의 역할은 여러모로 상징적입니다. 이란은 완벽한 국가가 아닙니다. 중국처럼 막대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지도 않고, 러시아처럼 강력한 동원력을 갖고 있지도 않으며, 서유럽처럼 지적인 전통을 계승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설령 미국을 상대로 승리한다 하더라도 이란이 세계 패권국으로 발돋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한 시대를 종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지배 체제, 즉 현대지정학의 "프랑켄슈타인" 이라 불릴 만한 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이란이란 존재가 한계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여파는 중동을 훨씬 넘어섭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분쟁의 결과만이 아니라 국제관계의 더 넓은 구조이며, 한 국가가 전 세계에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고 세계 질서를 자국의 모습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시험대에 올라섰고, 결국 한계를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는 그러한 패권을 열망했던 수많은 강대국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장기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근접했던 국가들조차 결국 구조적 또는 전략적 제약에 부딪혀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 환상의 종말은 이념적 대립, 전례 없는 세계화, 그리고 단일 강대국의 일시적인 패권으로 특징지어지는 20세기의 진정한 종말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더욱 익숙한 모습, 즉 다수 국가들의 권력 중심, 경쟁하는 이해관계,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맹 관계가 공존하는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은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사건 중 하나입니다. 결말이 어떻게 되든, 한 가지 결론은 이미 도출될 수 있습니다. 이란은 확고한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국제 체제의 변화에 ​​중대한 기여를 했으며 사실상 이란은 과도한 욕심과 허상에 기반한 패권(제국)의 구조를 무너뜨리는 최후의 일격이 된 것입니다.

세상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파괴나 뒤따를 외교 때문이 아니라, 논쟁의 여지가 없는 세계적 패권이라는 근본적인 관념이 이제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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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 ) 다른글 보기 real59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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